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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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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 위로 그 이상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 지인의 페이스북 소개로 여름 휴가의 마지막날 꼭 보리라 약속했던 그 영화를 보게됐네요. 아주 오랫만에 방문한 대한극장은 오랫만의 영화 나들이라 그랬는지 왠지 젊고 새로운 느낌까지 들더라구요. 앞으로 자주 그곳에서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고요, 근처 음식점이 꽤나 맛도 좋더라구요. 거기다 도심 속 붐비지 않는 여유로움까지. 오랫만이라 그랬는지 아무튼 좋은 느낌이었어요. 그랑블루에 대해 그 지인은 외로움에 대한 영화라고 이야기 했는데요, 그 외로움과 바다와 돌고래가 어떻게 우습지 않게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들 수 있을지 꽤나 궁금했는데요, 일면은 동의하고 일면은 조금 다른 해석도 드네요.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govlekrxj10?Redirect=Log&logNo=13..
내 아내의 모든 것, 세상의 위선을 꼬집는 외로운 아내의 날카로운 독설 이게 뭘까? 뭔지모르게 무한 공감이 되면서도 정말 옆의 남편이 의아하게 쳐다볼 일인데, 눈물도 났다. 순간 좀 부끄럽기도 했고, 나도 내가 왜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말로 하진 못했지만 이유가 분명했다. 결혼을 해보니, 집안의 아내들의 세상이란 딱히 말할 상대가 없이 소리죽은 세상이다. TV를 껴거나 세탁기를 돌리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청소기를 돌리거나, 모두 내가 일방적으로 해야만 하는 어떤 것들, 그것들을 통해서만 소리가 나는 곳이 일하지 않는 전업 아내들의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오래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많아지고, 비판적이 되고, 사사건건 날을 세우게 된다. 그게 그러니까, 말을 하고 싶어서 소통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 건데, 오랫동안 소..
[건축학개론]시간과 공간에 대한 폭풍 공감 좀 된 이야기인데, 이 영화를 본 건, 3월 중순이었다. 남편과 월 1회 영화 데이트로 신혼을 느껴보자고 다짐한 그날, 우리가 선택한 영화. 건축학 개론. 사실 특별히 사전 흥미도 없었고, 딱히 볼만한 영화도 없었고, 나름 반응은 괜찮다하여 선택한 영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95학번 96학번이 딱 맞는 배경인데, 난 98학번이니 나 고1~2때 쯤일듯하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나온게 그 즈음이니, 맞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속 주인공이 내 모습 혹은 그 당시 만났던 남자친구의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가슴에 다가왔다. 또, 모교가 등장한 것도 크게 한 몫했건 것 같다. 관전 포인트는, 제주도 집. 바다가 내집 정원이면 사는 맛이 어떨까? 매일 명화를 보는 기분일 것 같다. 그런 집에 ..
[그을린 사랑] 상처와 폭력으로 얼룩진 삶을 쓰다듬는 단하나의 따뜻한 손길 오랜만에 남편과 씨네큐브 데이트에서 본 영화. 도대체, '그을린 사랑'이란 어떤 형태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봐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어떤 사랑을 그을린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도 아니고 단순히 가족영화도 아니고, 엄밀히 말하자면 모성영화예요. 전쟁의 잔인함은 가족의 끈을 끊어버리고 육체와 정신에 피를 내고 결국 그 위에 오랜시간이 지나도 그 흔적을 기억하게 하는 상처를 남깁니다. 특히, 전쟁은 아이들에게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알지도 못한채 아이들을 부모를 잃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도 못한채 성장해 잔혹한 살인무기가 되어버리기도 하니까요. 그리스 비극처럼, 전쟁은 주인공들을 거스를 수 ..
내사랑 내곁에, 눈물만 펑펑 슬픈 영화는 싫은데, 어쩌다 보게 됐어요. 정말 쉴사이 없이 눈물이 펑펑 쏟아지다 못해 정말 흐느껴 울게 할 정도의 체루성 멜로영화예요. 그래도 사랑은 정말 순수하기만해요. 영화 대사 중에 하지원의 아버지가 루게릭병에 걸린 김명민을 사랑하는 딸 하지원을 두고 하는 말이 사랑인지 연민인지 생각해보라는 대목이 나와요. 누가봐도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생각해보면 모든 사랑에 연민없는 사랑이 있을까 싶어요. 희생없이 사랑이 지속되기 힘든 것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을 연민과 명확하게 구분짓기는 참 어렵고, 어쩌면 연민이 곧 사랑이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요. 한참을 울었던 영화인데, 그래도 하지원의 캐릭터가 너무 꿋꿋하고 밝고 강해서 너무 다행이었던 영화예요. 김명민의 연기야 말이 필요없죠. :)
Shall we Kiss? 오랜만에 오랜 영화메이트였던 후배와 고른 영화는 쉘위키스. 제목이 좋다 그랬는데, 상영관의 어둠이 걷히고 나타난 너무나 익숙한 두 남녀. 하하. 몇주전에 누구와 봤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히 봤던 영화인거 있죠? 다시 봐도 재미는 있었지만, 그 영화 상당히 호흡이 길어서 매 장면 대화까지 기억이 날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한번 한 일을 반복하는 거 취미없는데, 참 난감하더라구요. 그래도 재미있었던 부분은, 영화 속 개개인의 개성이 돋보이고, 개인들의 철학이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유럽영화를 보다보면 확실히 그쪽 사람들은 개인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나쁜 의미라기 보다는 오히려 좋은 의미예요. 개인을 중요시 하니까 배려가 나오는 것이고, 내가 대접받으려면 나도 남을 대접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사적..
[007 Quantum of Solace]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 Quantum of Solace라는 것은 사랑이 살아남기 위한 편안함/인간성/동지 (Comfort/Humanity/Fellow)의 감정에 대한 정확한 지수이다. 만약 Quantum of Solace가 0이면, 사랑이 식은 것이다." - IMDB, Trivia 적어도 지금 나에게는 필요한 영화였어요. 세계는 혼란에 휩싸였고 나의 미래 혹은 내 주변의 미래가 회색처럼 느껴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었던 터에 이 영화를 보고나니 007이 세계의 어둠을 걷어내주고 악당의 무리를 처단하고 빛과 석유와 물을 끌어다 줄거라는 희망을 갖게 되네요. 보는 내내 짜릿함과 통쾌함에 속이 시원해요. 007시리즈는 띄엄띄엄 봐온터라 전편과 상관관계나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명쾌하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이번 본드는 사랑때문에 목숨걸고..
[나는, 인어공주] 과도한 꿈은 물거품을 만들어요. 토요일에 씨네큐브에서 본 나는, 인어공주. 이 영화 개봉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 뜸을 들였어요. 제 기억에는 지난 6월부터 계속 Coming soon이었어요. 그런데 11월에 보게되다니, 이런걸 볼때면 전 왠지 씨네큐브가 변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씨네큐브, 변하지 말아요! 영화는, 생각보다 우울하지 않았어요. 동화 인어공주에서 모티프를 따온 영화인데, 크게 말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참 담담한, 그게 "현실"인 영화더라구요. 주인공 알리샤는 언제나 두발로 우와하게 몸짓을 펼쳐보일 수 있는 발레리나를 꿈꾸지만, 꿈은 현실과 달라요. 실제로는 너무나 이루어지기 힘들고 고단한 꿈. 언제가 인어공주에게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줄 거라는 굳은 믿음에 희망이 찾아오지만, 왕자를 만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