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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꿈/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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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est but goodest 고교 친구(1) 주말에는 덕수궁에서 고교 동창들을 만났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것같고, 또 어찌보면, 더 많이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는 듯 모르는 듯 서로의 크고 작은 상처들을 암묵적으로 보듬어주고 마음으로 위로해주게 되는 그런 우정. 한때는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서로 질투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인지 그냥 다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다. 또, 결혼 후 내가 겪었던 파란만장했던 삶들을 이해해주는 친구들의 눈빛 속에서 나도 이해받는 것의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주말은 항상 가족과 함께를 모토로 신혼을 시작한 나는 사실 요즘 그 구호가 구성원들에게 감옥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요즘 절실히 하고 있다. 그래서, 거의 매주 토요일에는 언어교환을..
[일러스트] 아츠시 후쿠이 외롭지만 따뜻한 일러스트
[12월 2일] 나마스떼 1. Namaste 그대 안의 신에게 경배를. 내 안의 신과 당신의 신은 같습니다. 라는 의미의 인도의 인사말. 서열을 넘어서 서로 눈을 맞추고서 하는 인사라고 하네요. 나마스떼. 언젠가는 이렇게 인사하는 나라에도 꼭 가보고 싶어요. 머지 않은 날에 그럴 수 있기를. 나마스떼. 2. 지식인의 천국 하루 휴가를 내고 웹 컨퍼런스에 다녀왔어요. 이렇게 좁은 땅 안에도 그렇게나 많은 지식인들이 있는데, 이 세상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당장 제 주위만 봐도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매일매일 조금씩만 더 알아가고 발전해갔으면 좋겠어요. 마음과 달리 내 발은 매일 제자리만 걷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자주 밀려와요. 오늘 컨퍼런스의 큰 화두는 두가지로 요약..
[2008.11.02] 삼청동 비늘 오랜만의 한적한 일요일. 하루 종일 이야기 꽃을 피워도 지치지 않는 일요일. 그렇게 잠시 그대로 머물렀으면.. 오랜만에 삼청동을 찾았더니 우와, 완연한 가을. 노른 단풍들이 로코코 시대 의상처럼 풍성한 볼륨을 자랑하더군요. 친구 생일 파티를 위해 찾아간 카페, 비늘. 이름은 기억 안나고, 그냥 기억속에 "비늘로 뒤덮여 있던 그 카페"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이름이 "비늘"이예요. 이름 참 잘 지었죠? 와인 세병인지 네병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걸 4~5시간 동안 마셨어요. 예전에 갔을땐 옥탑에 갔다가 어딘지 외딴 곳에 갇힌 것 같았는데, 이날은 지하에 아주 소규모의 방이 있더라구요. 그것도 뜨듯한 아랫목의 방. 대학때 의정부에 있는 통나무집에 엠티를 몇번 갔었는데, 분위기가 좋아서 일행은 늘 이야기 꽃을 피..
good night 1. 어제는 다시 한번 만약에 나에게 일이 없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이 나에게 일을 주신 것에 감사하는 밤이었는데, 하루밤을 자고 다시 그 밤이 오자 마음이 또 반항을 하는군요. 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왜 이 시간에 저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가끔은 정말이지 무섭고 두렵고... 그래요. 정말로 눈물이 날만큼요. 2. 코 밑에 염증이 잔득 돋았어요. 며칠전 여행을 다녀오고 부터 체력이 바닥을 치더니 콧물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하루에 야쿠르트 병 5개 분량의 코를 풀었나 봐요. 대략. 그러고 났더니 코밑에 이제 염증이 생겨서 엄청 따가워요. 약국에서 소염 진통제를 받아왔는데 항생제 처방을 고려해야 된데요. 진짜 정말로, 저 엄청 불쌍하지 않아요..
가을의 기도 1. 살짝 식욕이 줄고, 입술이 트고, 일의 압박을 느끼는 것을 보니.. 드디어 가을. 아, 가을 입니다. 2. "회의적이다"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참 회의적인 단어인가 봐요. 앞으로는 사용금지. 절대금지. 단어선택에 주의가 필요한 것 같아요. 3. 저도 이제 친절한 스미레가 되고 싶어요. 그냥봐도 부드러운 30대. 스스로에 대해 가장 잘 모른 사람은 바로 본인인가봐요. 속에 가시돋히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네요. 몰랐었어요. 4. JA도 보고싶고, 량언니도 몹시 그리워. 정신적 지지대가 필요해요.
여름낮이 긴 이유 1. 올해는 유난히 여름낮이 길고 더워요. 버스를 타고 오다가 생각을 해보니, 정말이지 이렇게 긴 여름낮은 없었어요. 아마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올해가 가장 긴 여름날들일거예요.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렇게 일찍 퇴근했던 적이 없었어요. 일이 많았던 탓도 있을테고, 일이 어려웠던 탓도 있을테구요. 그래서, 그 동안은 여름낮의 해와는 큰 상관없이 살아왔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균형이라고 할 수도 있고, 회사의 배려라 할 수도 있고, 여하튼 어찌어찌하다보니 긴 여름의 태양과 자주 대면하게 되네요. 2. 바이오리듬이란게 정말로 중요해요. 무심코 쓴 자료가 너무 우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흠짓 놀라는 하루였어요. 그냥, 다만, 바이오리듬이 좀 엉망인 것 뿐이었는데, 그 몸이 쓴 자료가 우울하기 까지 하데..
빨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