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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cinema

사람과 삶에 대한 속깊은 시선, 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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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참 잘 만든 예술영화다.

전도연의 연기에 절대 공감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감독의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였다.

삶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도움을 받기도 하고,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그 나약함을 견디기 위해 신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삶은 칡넝쿨처럼 얽히고 설켜 이어지고 계속된다.

남편을 잃고 남편의 고향에 정착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내려온 전도연이 아이까지 유괴되고 살해당했을때 느꼈을 고통과 절망이 왜 그리 내 감정으로 잘도 이어지던지... 마치 그 느낌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어디에도 발디딜 곳이 없는, 가위눌림처럼 답답한 그런 느낌이었을 것 같았다. 아마도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너무도 리얼하게 연기로 풀어내서, 더 잘 공감할 수 있었으리가 생각된다.

그렇게 주인공이 나약할때 찾아와 위안이 되주던 신은 다시 주인공을 배신(?)한다. 사실 (감독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만든 영화라면,) 배신이라기 보다 신은 그냥 거기 그렇게 있었을 뿐이다.  누구를 곤란에 빠뜨리거나 누구를 배신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있었다.

신을 찾는 사람은 그 안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며, 배신 당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를 나락에 빠뜨리며 신에게 복수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그 시간이 다 지나고 나서야, 인생에 대해 조금은 더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결국,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신에 의해서도 그 누구에 의해서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맛보고 나서야, 은밀한 햇볕처럼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밀양을 느낄 수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