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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여행&요리

[여행]부산엘 다녀왔답니다.

지지난 주 였던가?

친구들과 부산 해운대엘 다녀왔어요.

여름 휴가 삼아 금요일 저녁 기차를 타고 출발해 광안리를 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안대교의 모습인데요. 지난해 일본에 가서 봤던 레인보우 브릿지라는 것보다 제 분에 더 예쁘더군요. 부산은 야경이 참 좋더군요.

해운대 숙소 근처에서 그토록 손꼽아 왔던 회에 쏘주^^

부산에 간 만큼 우리는 c1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c1 쏘주에 바닷바람과 밤 바다를 내다보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학교 졸업한 이후 그렇게 맘편하게 속깊은 이야기를 쏟아냈던 것도 오랫만이었고,
그 사이 우리들은 가치관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서로 더 닮아있기도 했고, 한편은 순수하기도 해서 새벽 5시까지 술잔을 부어라 마셔라 했답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친구란 그런 것인가봐요.

휴식같은 그런 것!

참, 불행인건지 저는 술을 마시면 몸은 만취가 되어도 기억은 취하지 못하는 못된 주사가 있답니다. 그래서 다음날이 되어도 생생히 떠오르는 술대화의 기억들이 때로는 저를 압박해요.

그런데, 이번 술자리의 대화들은 참 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것들이었어요.

특히, 잊을 수 없었던 대화를 몇 소개하자면,

#1 우리는 순수해
A: 이 나이에 순수를 외치는 것이 참 우습지만, 그래도 나는 순수한 사람이 언제나 좋아.
B: 우리는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 그래도 내 친구들은 여전히 순수하다고 믿어.
A: 우리는 순수하지, 다만 순진하진 않을 뿐이지.
All: 아하하. 인정!
A; 그런데 속상할 것은 없어. 순진은 경험 이전의 무지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같고 그래서 그 자체로 깨끗한 것이지. 순수는 경험을 해보고 다 알지만 깨끗함을 지키려는 마음이니,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이상은 순수가 맞지 않을까?
C: 음.. 수긍할 수 있어. 그래, 우리는 순수해.

#2 야간 비행사가 바다로 추락하는 이유

A; 어른의 순수함을 한 예로 설명하자면, 내가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 인데, 공군들이 야간 비행을 할 때면 바다로 추락을 많이 한대. 그 이유가 뭔지 알아?

All: 글쎄...

A: 하늘의 별빛이 바다물에도 비춰서 위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바다가 하늘처럼 느껴져서
그렇대.

이 이야기는 전에 한 40대 아저씨가 자기 군대 시절을 이야기 하면서 해준 이야기인데,
그 때 나는 그 아저씨가 너무 순수하다고 느꼈어.

C: 글쎄, 그 이야기를 했다고 그 아저씨가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A: 업무적인 미팅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대체로 자신이 생각하는 주요한 것들이라고 여겨져.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알아도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 분은 그게 너무 생생해서 잊을 수가 없었던 거지. 그래서 난 왠지 그 분이 너무 순수하게 느껴졌어.

D: ^^ 이런 이야기를 하는 우리는 그러면 순수한 거네.

#3 지구를 인간이 바꿀 수 있을까?
B: 어느 블로그 글을 통해 읽은 것인데, 지구는 지금의 역사가 이전에도 있었대. 그런데 어마어마 한 행성과 충돌로 지구가 완전히 불에 타버렸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이 멸종하고 수억년의 뇌사(?) 상태에 있던 지구가 다시 자생을 시작해서 빙하기, 간빙기, 신석기, 구석기를 또 한번 거쳐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이지.

C: 그렇다면 정말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군.

D: 음.. 일면 생각하면, 환경오염이니, 지구온난화니 이런것들도, 그냥 과학자들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서 인간의 기준으로 설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그냥 인간은 지구를 빌려 살고 있을 뿐이고 지구는 거대한 우주의 질서에 따라 생로병사를 겪고 있을 뿐인거지. 또한번 행성이 찾아온다고 해도, 그 역사는 다시 반복이 될테고..

A: 인간의 존재란, 한 낱 모래알과도 같군. 부처의 마음을 헤어린다고 해야할까?^^

B: 그냥 현재에 충실하고 행복하면 돼. 지구의 생명은 반복됐어도 나는 전 우주 속에 단 하나일 뿐이니까. 소중해^^

....
주로, 이런 대화들을 나누고 돌아왔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참 정겹고 즐거워요.

친구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만나고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과정인것 같습니다.

물론, 이 친구들은 아직도 저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들도 나눴지만, 다름을 인정해버려야 하는 부분들도 상당있어요.

이해시키려할 수록 참 잘 할 수 없는 그 다름이라는 것말이죠.

어쨌든 오랫만에 포스트 하나 덜렁 올려봅니다.

저 이렇게 요즘 살아요!^---^


  • BlogIcon 카스테라우유 2007.09.03 00:09 신고

    오래간만의 포스팅~!!
    뜻깊은 시간 보내고 오셨군요 ㅎㅎ
    친구분들과 저렇게 깊은 대화들을 나누시다니 부럽네요~
    마치 예쁜 책을 읽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ㅎ

    설마 진짜 책내용은 아니죠?ㅋ(농담이어요)

    • BlogIcon smirea 2007.09.03 09:51

      동화책?^^

      너무 순수하시군요.

      카스테라우유님 격려에 자극받아 포스트 하나 올려봤답니다.

      벌써 읽어주시는 정성에 또 한번 감동^^

      출근 길에 보니 가을이 성큼왔더라구요. 전철로 뚝섬지나오는 한강과 하늘빛이 달라졌어요.

      즐거운 가을 한 주 되세요!카스테라우유님!!

  • BlogIcon 강자이너 2007.09.03 12:27

    인간은 지구가 죽어가는 과정의 촉진제 역할을 하기위해 신이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분들과 정말 건전하고 순수한 담화를 나누시는군요^^부럽습니다+_+

    • BlogIcon smirea 2007.09.03 14:39

      에헤~ 저는 오히려 강자이너님 블록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껴요. 그 나이때만 느낄 수 있는 그럼 감성^^

      그리고, 강자이너님 말씀을 듣고 보니, 인간도 하나의 효모가 아닌가 싶네요^^

      개강했겠네요! 가을 잘 보내세요. 2학기는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곤 했어요^^

  • BlogIcon Energizer 진미 2007.09.04 13:23 신고

    역시 생각의 깊이가 달라..ㅎㅎ

    그리고 저 쏘주 어제 말씀하신 ㅎㅎ
    저도 가서 함 마셔봐야겠어요!

  • BlogIcon 기차니스트 2007.09.04 22:09 신고

    오, 제 압박의 결과 두개의 포스팅이ㅋㅋ

    대화내용은 하루키의 '기적소리'이야기 같이 잔잔한걸요^^

    오랫만에 포스팅 반갑습니다^^

    • BlogIcon smirea 2007.09.04 22:13 신고

      한때는 하루키를 읽노라고 말하던 사람인데...
      '기적소리'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창피하네요..

      가을 맞아 함 읽어봐야겠네요^---^

  • 으내 2007.09.07 09:32

    나는 기억이 안나..ㅠㅠ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누다니.. 너무 건전하자나!!
    [새벽 5시까지 부어라 마셔라] 와 [건전한 대화]라..ㅋㅋ

  • 홈지기 2007.09.14 10:00

    친구와 저런 대화를 나눌수 있다는게 부럽군요...
    요즘 제가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가 참 덧없이 느껴지네요...
    누구네집 몇평에 산다더라 남편이 얼마를 번다더라
    술을 안마셔도 기억나지 않는 의미없는 대화들 뿐이지요...
    나이는 저보다 어린듯한데 생각의 깊이가 참 어른스럽네요~

    • BlogIcon smirea 2007.09.14 10:06

      아유~ 홈지기님 그런말씀마세요. 블로그를 하다보니 블로그를 보면 그 사람이 느껴지는데요, 홈지기님은 너무 겸손하시고 실력있는 분이세요. 제가 꿈꾸는 이상이랍니다.^^

      그리고 저두 결혼하면 대화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옮겨가겠죠..^^

      자주 놀러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