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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꿈/혼잣말

[2008.11.02] 삼청동 비늘


오랜만의 한적한 일요일.
하루 종일 이야기 꽃을 피워도 지치지 않는 일요일.
그렇게 잠시 그대로 머물렀으면..

오랜만에 삼청동을 찾았더니 우와, 완연한 가을.
노른 단풍들이 로코코 시대 의상처럼 풍성한 볼륨을 자랑하더군요.

친구 생일 파티를 위해 찾아간 카페, 비늘.
이름은 기억 안나고, 그냥 기억속에 "비늘로 뒤덮여 있던 그 카페"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이름이 "비늘"이예요.
이름 참 잘 지었죠?

진짜 비늘 맞죠? ^^*

 

와인 세병인지 네병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걸 4~5시간 동안 마셨어요.
예전에 갔을땐 옥탑에 갔다가 어딘지 외딴 곳에 갇힌 것 같았는데,
이날은 지하에 아주 소규모의 방이 있더라구요. 그것도 뜨듯한 아랫목의 방.

대학때 의정부에 있는 통나무집에 엠티를 몇번 갔었는데,
분위기가 좋아서 일행은 늘 이야기 꽃을 피웠던 기억이나요.
꼭 그렇게 아늑하더라구요.

상했던 맘도 좀 풀리고, 하하.
결국은 그렇게 상처받고 그렇게 딱지가 생기고 아물고.
그런게 인생이잖아요. 하하.

오랜만에 너무너무 따뜻했던 가을 기억이예요.

저녁에 나오면서 보니, 삼청동 커피샵에도 이미 루시드폴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바야흐로, 폴의 계절이네요.

온기가 없는 겨울에는 따뜻한 친구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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