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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cinema

[치유 영화] 내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카모메식당 & Be with me

금요일 저녁에 압구정 스폰지하우스에서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이라는 일본 영화를 한편 보았답니다.

이영화는 진작에 친구가 보고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영화였지만, 포스터가 영~ 끌리지 않아서 패스!하려던 영화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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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금요일 저녁타임에 마땅히 볼만한걸 못찾아서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을 돌렸답니다.

압구정 스폰지하우스 매번 갈때마다 찾는데 애먹어요. 간판이 너무 눈에 띄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영화관스럽지 않은 건물구조 탓인지 저는 매번 방황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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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기 조금 더 쉬운 팁: 디자이너클럽 맞은편 엘지텔레콤 골목 직진 200M

아침마다 수영을 하고 자기전에는 합기도 기본동작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주인공 사토미는 참 다부지고 건강한 여성이었어요. 갓챠맨(독수리오형제)의 가사를 다 아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거라는 엉뚱한 편견도 가지고 있지만, 헬싱키에 일본 가정식 백반집을 시작한 이유가 스시나 사케같이 외국사람들이 기대하는 일본음식은 하고싶지 않다는 나름의 주관이 뚜렷한 여성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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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녀는 어려서부터 집안 살림을 맡아서해와 음식도 잘하고 남의 의견도 잘 수용하고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잘 아는 현명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랍니다.

핀란드인들에게는 낯설기 그지 없는 일본가정식을 판매하는 카모메식당은 찾아오는 이라곤 오타쿠같은 핀란드인 청년밖에 없지만 사토미는 식당을 찾아준 첫 손님이기때문에 항상 친절하게 커피를 서비스하죠. 영화가 끝날때까지 변함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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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엉뚱하고 낯선 일본의 중년여인들의 방문. 모두가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지만, 카모메식당의 한 식구가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고 행복을 찾아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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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의 사랑으로 만들어내는 카모메식당의 음식들은 입소문을 타고 결국 카모메 식당은 일본 가정식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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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거나 혹은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할 때 이런 영화는 꼭 있어줘야 할 것 같아요.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곳이 세상인 것 같고, 때로는 사람때문에 상처를 받고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죠. 그 상처가 있어서 세상은 함께 살아가야 하고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제가 누군가의 친구가 된다는 것도 어찌보면 나 혼자는 외롭고 나 혼자는 상처를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친구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카모메식당이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동원해 유쾌하게 이야기를 했다면, 보듬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진지하게 영화도 있답니다.

대만의 에릭쿠 감독의 Be with me인데요, 국내에는 내곁에 있어줘라는 제목으로 2006년에 개봉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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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with me는 좀 더 극한의 상황에 놓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특히 사랑이 끝나면 세상도 끝날 것만 같은 그런 감정의 밑바닥에 다다랗을 때 또다른 인생은 시작되고 또다시 만남은 시작된다는 메시지랍니다.
 
상처는 새로운 만남의 매개가 되고 또 누구나 상처를 받고 슬프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보듬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세상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이영화를 보고 마음을 추스렸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왠지 더 각별한 느낌을 간직한 영화랍니다.

때로는 친구만으로도 안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럴때 이렇게 조용하게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영화들이 있어줘서 참 따뜻하고 고마운 세상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