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찍 잠들었더니 일찍 깼다. 생체 리듬은 한달에 한번은 깨진다. 이제서야 드는 생각인데, 그건 여성 호르몬의 영향인 듯하다. 같은 여자인데도 유독 변덕이 심하다는 것은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 같다.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스럽다.

 

2. 일을 하다보면, 일은 자체의 속성은 여성적이지만 조직은 남성적이라서 그 사이에서 부딪힘이 발생하고, 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인내하는 시간이다. 결혼후 삶의 다양한 측면들을 경험하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 인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인내하는 삶이 아름답거나 내면의 풍요로운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인내는 인내다. 내 딸이 즐겁지 않은 삶을 인내하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인내로서의 삶보다 내면이 느끼는 행복감과 그를 뛰어넘는 삶이며 일일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종교인 것 같다. 더 어렸을 적에 종교가 있었다면 그러한 삶을 느끼며 즐기며 살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내게 종교가 생긴 것이 삶의 축복 중 하나라고 여기고 살아야겠다.

 

3. 결혼 전에는 혼자 여행을 곧잘 다녔었는데, 요즘 부쩍 그 시간들이 그립니다. 작은 회사에서 그 어떤 동료의식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느껴지는 가운데서도 혼자 여행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이러니인데, 또 사실이다. 특히, 일본의 간사이 지역을 매일 하루 한 도시씩 여행다니던 그 기억이 그립니다. 일본의 지방도시들의 정갈하면서도 깊은 빛깔의 골목들이며, 노루인지 사슴인지 동물들이 사람들과 같은 길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나라 박물관이며, 벚꽃의 몽우리로 둘러쌓인 설국 같던 오사카성이며, 늦은 저녁 어둠이 내린 교토의 전철역이며 모두 그립니다. 그러고 보니, 여행은 정말로 참 좋은 것 같다. 가슴에 깊은 숨을 들이키고 싶을 때 기억할 수 있는 그림이 있다는 것, 사람에게 참 이로운 일 이다.

 

4. 그런 맥락에 이어, 인도에도 가보고싶다. 최근 알게된 인도 친구는 인구인에게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모든 삶의 과정은 당연히 행복해야 한다고 한다. 행복이나, 돈이나, 직업이나 삶을 이루는 어떤 것들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럼 목표는? 사람마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목표는 해탈이란다. 자아를 인식하면서 자연과 만물과 교감하는 것. 너무 신비로운 일 같다.

 

5. 소비를 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혹은 디지털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많은 얼리어답터들이 과시욕을 위해 소비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소비는 희망이고 위로이길 바란다. 내가 주어야 하는 것은 차갑고 딱딱한 메탈의 물질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비어있는 마음을 채워주고 상처를 보듬어 주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잘했다고 위로해주는 것. 그것이라는 생각이 요즘 내가 일에 대해 가지게된 마음이다. 스티브잡스는 인도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꼭 알아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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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i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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