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몽환의꿈/녀자

(11)
부끄러움 나의 대표 태그는 사실 "부끄러움"이다. 어릴적부터 부끄러움을 많이 타 남앞에 나서는 걸 싫어했다. 어릴적인 공부를 조금 잘했던 적도 있는데, 나는 운동장에서 남들 앞에 나가 상받는게 싫어서 조회가 있는 날은 일부러 아픈척하거나 화장실에 가 있었던 기억도 있다. 자랑이 아니라, 정말 남들 앞에 서는 느낌이 두렵고 떨리고, 빨개지는 내 얼굴이 부끄럽다. 그런데.. 세상 참.. 이제 나는 많이 달라졌는지 예전만큼의 부끄러움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약간은 부끄러움과 싸우는 게 스릴있게 느껴진다. 사람은 언제나 변하니까.. 그 여지는 아직도 남아있겠지.. 그런데, 또하나는.. 나는 이제 그런 부끄러움을 약간 사모하게 되었다. 부끄러움은 절대 꾸며서 나올 수 없는 가장 솔직한 감정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인생 최고의 여자 우리 엄마다. 어릴적 내기억 속 엄마는 늘씬하게 키가 크고 목이 길고 입술이 옅은 분홍색이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초등학교때 미술시간에 그렸던 이미지 그대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우리엄마는 수수함의 미학을 아시는 분이셨던 것 같다. 단한번도 빨간색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신 적이 없었다. 입술에 살짝 바르시고는 바른 것의 2/3는 모두 닦아내시고 수수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엄마 입술색의 표준이었다. 그 탓에 나는 빨간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덩달아 나는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지도 않는다. 또 우리엄마는 자식 다섯을 키우면서도 여성성을 늘 간직하셨던 분 같다. 우리들 보는 앞에서 옷갈아입으시는 것도 부끄러워하셨던 것 같고, 어릴적엔 언니 옷은 사고 내옷 안사오면 맘상하는 어..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다리가 밉게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미니청스커트를 입고 출근했다. 좋아하는 옷을 입으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는 나이의 한계를 얼마일까? 서른을 바라고있으니, 조금 염치없는 행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옷을 입는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아직은.. 그러도 않아도 되겠지?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어서 나는 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