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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행복] 봄날은 어디로 갔을까?

오직 허진호 감독이라는 말에 혹하여 영화 행복을 보았답니다.

행복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되새김질의 감동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있어  기대치가 꽤 높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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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정처없이 달리다가 바닥에 드러누워 우는 이 장면에서 임수정이 참 연기를 잘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임수정의 연기 변신 이외에는 그다지 볼만하지는 않아서 저는 최루성(체류성X) 멜로 정도라고 평하고 싶어요.최루성이라 하기도 좀 애매하긴 해요. 같이 간 친구는 슬픈 장면에서 좀 지루하다고 느꼈다네요. 저는 단지 갈곳도 의지할 곳도 없는 가엾은 여인이 버림받는다는 사실 그 자체가 너무 불쌍하고 슬펐거든요.

영화가 감동적이지 않았던 이유 몇가지를 생각해보니,

제일 먼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자 주인공의 선택이었어요. 허진호 감독류의 섬세함을 표현하기에 황정민은 너무 투박해요. 특히 외모가. 처음부터 참 몰입하기 힘들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두 주인공이 사랑하고 헤어지는 순간들이 연기의 미숙함은 절대 아닐테고 무언가 부족했어요. 아 저 둘이 정말 사랑하는 구나, 혹은 아 저들이 정말 슬프겠구나..하는 감정적 동질감을 부여하기가 힘들더라구요. 극의 개인성이 조금 약했던 것은 아니였는지 의심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허진호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많이 죽었어요. 특히 요양원 근처 약초캐는 곳의 언덕들은 어찌보면 참 근사한 풍경을 담아낼 수도 있었던 곳들인데 영화 속에서는 그저 밋밋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을 보고 행복하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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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의 도움을 빌어 체류성이라는 오타를 최루성으로 바로 고쳐놓았어요. 전에는 그렇게 썼던것 같은데 왜 체류라는 단어를 선택했는지는 미스테리네요. ea양께 고마움을, 글을 보신 분들께 부끄러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