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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근거있는 주장

거짓말 같은 시간, 2011.08


태아적 엄마 뱃속은 아마도 완전한 세계였을 것같다.
요즘 그런 완벽한 느낌을 받는 날이 많다.
맛있는 커피가 있고, 초록잎이 우거진 나무그늘 공원이 있고, 조용히 음악이 흐르는.
항상 꿈꿔왔던 유토피아와 같은 현실.
어떤날은 너무나 흥분이 되어서 아드레날린이 마구 샘솟는 듯한 행복감에 도취될때도 있다.

그러다가도,
아주 사소한 생각에 평정심과 평온이 깨지기도 한다.
갑자기 몰아닥치는 불안한 생각들, 나 자신에 대한 회의와 사랑에 대한 의심.
대게 그런 생각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어 참을 수 없는 고통처럼 느껴지곤한다.
내가 만든 이유식을 항상 맛있게 먹던 아이가 이유도 알수 없이 아침 내내 거부하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
불안이 오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만 거리두고 바라보면,
행복한 날과 불행한 날에는 어떤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저 마음과 머리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결혼을 하고 그저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은 그런 날들을 상당히 보내온 것 같다.
누군가 이야기 해준 것도 아닌데,
마음과 머리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이겨내야 하는 시간들이라는 것을.
그 직감대로 이겨내는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 또다시 머리와 마음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는 몸을 움직여야 하는 시간들이라고.
이겨낸 시간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말을 해준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을 이해(?)하는 혹은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느끼는시간들이었다. 어쩌면 앞으로 지내야할 무수히도 많은 날들을 위해 필요한 트레닝의 시간이었으며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이 들고, 그래서 안도와 안심이 든다.

그렇게 거짓말 같은 1년이 흘렀다.
그 1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어서, 어떨때는 정말이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고,
누구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꼭 알아줘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시간이었다.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그 기억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거지말처럼 흘러온 그 1년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