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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에 관하여] 여우와 황새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이솝우화 중 아주 오래도록, 지금까지 제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 있어요.

제목은 여우의 초대였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지만, 내용은 이래요.

친구사이인 여우는 황새를 집으로 초대해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내놓아요. 아마도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었겠지요.
그런데 가느다란 부리를 가진 황새는 그 음식을 한 입도 먹을 수가 없었어요.
황새는 여우가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네이버 이미지 검색에서 가져왔어요.


그래서, 황새도 다음번에 여우를 집에 초대해 맛있게 차린 음식을 내놓아요. 목이 가느다란 병에 담아서.

이런 내용으로 끝이 났고 교과서에서 여기서 교훈이 무엇이었느가를 물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저는 초등학교때는 그 답을 몰랐었나봐요.

어른이라는 사회적 나이를 먹고 어느순간부터 자꾸만 그 이야기가 떠올라요.
그때 그 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순간순간 저는 잘못된 배려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배려란 여우에게는 여우가 먹기 편한 밥을 차려주는 것이고, 황새에게는 황새가 먹기 편하게 밥을 내주는 일이라는 걸
어른이 되고 어느 순간부터 자꾸자꾸 꼽씹게 되요.

그리고, 진정한 배려를 배푸는 일은 내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고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나이가 들어 깨닫게 되는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