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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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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1. 오랜만에 전직장 친구들이 한데 모였어요. 함께 일하면서 힘들때마다 함께라는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었던 사람들인데, 이제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서 각자의 길을 가네요. 선택이야 다들 비슷비슷하게, 유학을 가거나 이직을 하거나 그정도예요. 비슷비슷하게 그렇게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삶인가 보네요. 옵션이 다양하지 않은. 2. 심야영화를 보고, 택시를 타고 동대문운동장을 거쳐오는데, 동대문의 쇼핑몰 앞을 참 오랜만에 지나쳐 왔네요. 전에는 그곳이 그야말로 불야성이라 밤이 없는 동네였는데, 꽤나 한적해졌어요.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문득 드는 생각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마음을 오래도록 한곳에 붙잡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마음의 정체는 무엇인지. ..
연휴끝 단상 1. 겨울이 물러가는 날씨예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려는 그 중간의 날이예요. 긴 연휴를 잘 쉬고, 오랫만에 일 생각이 나서 회사에 나오는데 뚝섬유원지 역을 지나쳐 오는 길, 한강의 모습이 안개인지 황사인지 그 속에 슬쩍 묻혔어요. 그 표정이 봄일듯 말듯 그러네요. 2. 나이를 먹으면서 참 좋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계절의 변화를 순간순간 느끼고 받아들 수 있다는 것이예요. 어릴때는 봉숭아물을 들이려고 손톱에 짓이긴 봉숭아를 얹어놓고 물들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그시간이 너무 지루해서 기다리다 지치곤 했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계절의 변화속도가 어릴때 손톱에 물들이기 위해 참아야 했던 그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느껴져요. 3. 대학때 일본에서 살다온 친구와 친했던 적이 있었어요. 생각을 말하면 공감..
[여행]부산엘 다녀왔답니다. 지지난 주 였던가? 친구들과 부산 해운대엘 다녀왔어요. 여름 휴가 삼아 금요일 저녁 기차를 타고 출발해 광안리를 보고, 광안대교의 모습인데요. 지난해 일본에 가서 봤던 레인보우 브릿지라는 것보다 제 분에 더 예쁘더군요. 부산은 야경이 참 좋더군요. 해운대 숙소 근처에서 그토록 손꼽아 왔던 회에 쏘주^^ 부산에 간 만큼 우리는 c1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c1 쏘주에 바닷바람과 밤 바다를 내다보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학교 졸업한 이후 그렇게 맘편하게 속깊은 이야기를 쏟아냈던 것도 오랫만이었고, 그 사이 우리들은 가치관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서로 더 닮아있기도 했고, 한편은 순수하기도 해서 새벽 5시까지 술잔을 부어라 마셔라 했답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친구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