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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꿈/녀자

내인생 최고의 여자

우리 엄마다.

어릴적 내기억 속 엄마는 늘씬하게 키가 크고 목이 길고 입술이 옅은 분홍색이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초등학교때 미술시간에 그렸던 이미지 그대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우리엄마는 수수함의 미학을 아시는 분이셨던 것 같다.

단한번도 빨간색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신 적이 없었다. 입술에 살짝 바르시고는 바른 것의 2/3는 모두 닦아내시고 수수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엄마 입술색의 표준이었다.

그 탓에 나는 빨간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덩달아 나는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지도 않는다.

또 우리엄마는 자식 다섯을 키우면서도 여성성을 늘 간직하셨던 분 같다.
우리들 보는 앞에서 옷갈아입으시는 것도 부끄러워하셨던 것 같고, 어릴적엔 언니 옷은 사고 내옷 안사오면 맘상하는 어린맘을 다 헤아려 엄마는 우리 다섯의 옷을 항상 같이 사주셨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꾸미고 예쁜 옷을 입기를 참 좋아하셨다.

지금도 가끔 서울에 올라와 같이 쇼핑을 하면,
사실 우리엄마는 맘에 드는 옷을 보면 눈길을 거두지 못하신다. 

60이 다되셨지만, 그 여성성은 남아있다.

가끔 내가 쇼핑 중독이라고 생각들때 사실, 나는 우리 엄마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 잠깐 들른 쇼핑센터에서 우리엄마 입으면 참 잘 어울릴 것 같은 옷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하나 사왔다.

오면서 드는 이런저런 엄마생각..

올 여름에도 엄마를 자주 못볼 것 같다. 우리엄마는 나의 무심함을 참 섭섭해 하시는데,
나는 언제쯤 그 마음을 다 헤아릴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엄마는 나이가 드실수록 점점 더 아름다워지시는 것 같다.
오랫만에 엄마를 볼때 나는 거의 그렇게 느낀다. 엄마 더 예뻐진것 같다고.
난 원래 맘에 없는 소리는 잘 못하는 고지식한 사람이니, 내가 한 말은 정말 그렇게 느껴서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우리엄마는 내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간 내인생 최고의 여자 우리엄마 이야기를 또 올려야겠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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