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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cinema

[영화-아키라]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왜 기형이 자주 출몰할까?

어제 친구에게 버림받고 회사 어설프군 YB과 함께 본 영화예요.
영화가 시작하고 한 10분정도 늦게 영화관에 도착했는데, 늦은 9시 영화였는데도 거의 만원이었어요.
이 영화 매니아가 있나 보더라구요. 참 메가박스에서 메가박스 일본영화제기간이었거든요.
전 얼떨결에 가서 보게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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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많은 SF액션 대작들의 모티프가 된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최근에 봤던 레지던트이블3의 여러가지 요소들이 이 영화와 유사했어요. 아키라라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메시아를 기다리는 세기말(배경은 일본)의 혼돈상태나 절대 힘을 부여받은 사람들의 초능력 에너지를 보여주는 곳곳의 장면들이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드는 또하나의 생각은,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도 아니고 별로 본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본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몇가지 공통점이 발견이 됐어요.

1. 일본 SF애니메이션에는 세기말을 많이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세계가 파괴되고 폐허의 느낌 속에 인류는 방황하고 불안해 하는 상황. 은하철도 구구구, 미래소년 코난 등도 그랬구요.

2. 착하거나 나쁘거나 기형의 인물들이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미야자기 하야오의 센과치히로나 하울의 움직이는성에서도 기형의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손발이 여러개나 돋아나고 여러가지 것들이 혼합돼서 온전한 생명체라기보다는 변종의 형태를 띈 기형. 예시가 빈약한 경험을 감출수가 없네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일본의 역사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은 원자폭탄으로 한번의 폐허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고, 그 쓰라린 경험이 만화의 배경으로 종종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특히, 이런 기형의 캐릭터들은 약간의 설득력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원자폭탄의 영향으로 손과 발이 뭉치거나 뭉개지는 기형아 출산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세계적으로 보아도 일본의 이러한 애니메이션처럼 아주 이른시기에 세기말을 담는 현상이 일본만큼 많이 일어난 곳이 없다는 주관적 판단도 근거로 들고 싶네요.

좀더 명확한 근거자료를 들이대고 싶은데, 마땅한 자료를 못찾겠어요. 혹시 관련한 지식이 있으신 분들은 나눠주세요^^

아키라는 스토리 구성이 왠지 단순히 만화적이라기 보다는 근시일내에 도래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설득력이 있었어요. 그리고, 외모만 늙어버린 아이들이나 팔이 잘리고 철근과 쓰레기를 흡수해 다시 돋아난 팔이 힘을 주체하지 못해 플라스틱처럼 녹아내리고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들의 상상력은 상상을 뛰어넘어요.

한 번 보면 한 번 더 보고싶게 하는 애니메이션 같아요.

PS. ja님 좋은 애니메이션 소개해줘서 Than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