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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여행&요리

굿모닝 타이베이

이제부터는 기억을 더듬거리며 쓰는 여행 후기입니다.

타이페이 국제 공항에 내려 선 느낌은, 상당히 실망이었어요.
상당히.

얼핏듣기로 대만은 IT강국이라던데,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소박한 모습.
버스터미널과 맞붙어있어서 우리나라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을 떠올리더군요.
또한, 호텔로 향하는 버스 역시 세련된 도시의 것은 아니였어요.


타이페이 공항에서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바로 저 진핑크색인데요, 무엇일까요??
저것은 공항에 입점한 은행인데요, 저렇게 찐한 핑크색을 주로 썼더라구요.
그런데 타이완은 색깔 감각은 세련되지 않았어요.

나중에 나오는 지역들 사진에서도 보겠지만,
이나라의 상징색은 빨강과 파랑이예요. 국기에도 그 두 가지를 주색상으로 쓰고 있어요.

이렇게 말예요. 빨강색을 써버리고 나면 더이상 쓸 색이 없어져버리는 것만 같아요.


시외 버스를 갈아타고, 타이페이 시로 들어선 거리의 모습이예요.
먼지가 낀 차창을 두고 찍은 사진이라 뿌였네요.



이날은 초록의 풀과 붉은 색 벽돌과 파랑의 하늘의 대비가 또렷한 날이었어요.
날이 좋은 탓도 있고 저렇게 타이페이의 풍경은 대체로 강열하더라구요.
사실 이나라가 열대 몬순도 열대기후대라 더운 날씨예요.
그날 저만 겨울 차림이었고 이곳 사람들은 모두 여름 차림이더라구요.

이어 숙소로 향하는 거리의 모습.
정말로 스쿠터 천국이예요. 허우샤오시엔의 쓰리타임즈의 풍경이 진짜 저랬어요.

이길을 따라가면 숙소가 나오는데 이름은 잊어버렸어요.
난징똥짜루 역 근처에 있는 호텔인데, 시설도 좀 구리고,
첫 해외나들이였던 제 친구는 마음이 많이 심난한 것 같더라구요.
저야, 민박이나 어디나 대체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멋진 숙소에 대한 환상은 버린지 오래지만, 첫여행이었으니 그럴만두 해요.

우리 묵었던 호텔 근처의 아파트인데, 저렇게 베란다에 잔든 풀을 심어 놓아서 한번 찍어보았어요.

짐을 내리고 바로 찾아간 곳은 사문홍로. 이곳은 서울로 말하면 명동과 같은 곳이예요. 타이페이의 서부에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찍은 사진은 회사 PC에 있나봅니다.

사문홍로. 옛 경극을 했던 극장인데, 지금도 이곳에서는 경극을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시간을 핑계로 경극은 패스

다음으로 간 곳은 용산사. 쌍십절을 준비하는지 분주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렇게 원색의 노랑.

타이완은 손재주가 있는 나라는 아니었어요. 손재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름 열심히 만들 긴 했는데, 수공예품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수수하거나 조금은 조악하거나. 색깔은 화려하기 이를데 없어요.

용산사에서....일행은 버스를 잘못타는 바람에 3~4시간을 시외버스를 타고 외곽을 잔득 돌아서 간신히 타이페이101 빌딩을 찾아왔어요. 타이페이 101은 정말로 멋졌어요. 멀리서도 그 또렷한 빛이 설레임을 주더라구요.

타이페이 101에 올라서 야경을 바라다 본 사진인데 흔들렸죠. 어딜가나 야경은 비슷비슷한걸 보면, 삶은 결국 비슷비슷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먹고 자고. 그게 가장 중요한.

타이페이 101를 보기위해서는 꽤나 긴 줄을 서야해요. 가격도 나름 비싸구요. 그런데, 값어치는 충분해요. 그리고, 비슷한 가운데서도 이곳에서 바라다 본 야경은 정말 멋져요.

이것은.. 둘쨋 날의 지우펀을 가는길에 찍은 것은데, 유비인가요? @.@ 친구말을 빌자면 쌍십절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하네요. 전 잘 몰라요.

지우펀은, 광산이었던 곳을 관광지로 만든 곳인데, 구불구불한 산맥에 동네가 들어서 있고, 아주 좁은 길들에 먹거리 샵들이 즐비해있어요. 그 중 지나다 먹은 아이스크림 떡 같은건데, 달달하고 시원하고 그랬어요. 가격은 쌋어요. 얼마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1000미만이지 않았나 싶어요.

지우펀에서 내려다본 전경. 산맥이 정말 구불구불해요. 이 산맥을 돌아서 우리는 다시 야류라는 곳으로 옮겼어요. 관광지라는데, 저는 정보가 없어서 그냥 투덜대며 따라가기만 했네요.

조금 어렵게 찾아간 야류의 바다에 펼쳐진 진풍경. 저것은 모래가 퇴적되어 생긴 자연의 것인데, 너무 신기하죠.? 침식물이 아니라 퇴적물이라는게 정말 더 신기해요. 그리고 저 바위를 이루고 있는 것은 정말로 미세한 모래알갱이예요. 조금 쉬었다가 왔으면 좋았으련만, 또 차시간에 걸려 급하게 돌아왔어요. 너무 여유없는 여행. 지금 돌아봐도 숨이 막혀요.

다음날 우리는 각자 구경을 하고 공항에서 만나기로 하고, 저는 조금 다른 길을 택해서 걸었어요. 책 중에도 왼쪽으로 가는 남자 오른쪽으로 가는 여자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보면 둘은 습관적으로 그렇게 방향을 선택하기때문에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는데, 이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늘 같은 방향으로만 걸었는데, 반대방향으로 조금만 갔을 뿐인데 그곳에는 또다른 세계가 있었어요. 학교도 있었고, 영화관도 있었고, 어찌나 반갑던지.

지금 상영작을 보여주는 포스터인데, 우리나라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들어서기 전의 풍경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우동한그릇. 여행을 하면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거나, 혹은 그곳의 진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거나 입거나 느끼는 그 어떤 것을 꼭 경험해보고 싶어요. 그냥,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런게 궁금해요. 난 대체로 내맘대로 하는데,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무엇먹으며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 그것을 느끼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아쉬움이 남아요. 뭐, 언젠가 또 가면 되겠지만요. 이제 아쉬움도 끝.